조사 초반부터 변호사를 선임했어야 한다는 걸 지금 와서야 깨닫습니다. 저는 사건 초기에 "혼자 성실하게 대응하면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검찰 조사까지 혼자 갔거든요. 나중에 알아보니 그게 얼마나 큰 실수였는지 정말 후회됩니다.
처음엔 비용 때문에 미뤘습니다. 변호사비도 만만치 않은데 정말 필요한가 싶었고, 사실 다른 건 모르겠고 일단 솔직하게만 말하면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지금 생각해보니 정말 순진했던 것 같습니다. 검찰 조사에서 제 발언이 어떻게 기록되고 해석되는지도 모르면서 마구 말했고, 나중에 변호사님과 조서를 함께 검토했을 때 제 의도와는 다르게 기록된 부분들이 꽤 있었습니다.
변호사를 정식으로 선임한 건 송치 직전이었는데, 그때쯤 되니 이미 수사 기록도 거의 마무리된 상태였어요. 변호사님이 할 수 있는 일이 이미 제한적인 상황이 되어버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조사 단계에서 조력을 받았다면 조서 내용도 달라졌을 테고, 검찰에 먼저 입장을 제대로 전달할 기회도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아있습니다.
지금 공판이 진행 중이고, 변호사님과 함께 하면서 느끼는 건 법정에서의 전략이 정말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제가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부분들이 법리적으로는 전혀 다르게 해석될 수 있고, 양형자료 준비도 마구잡이로 하면 안 된다는 걸 깨달았어요. 변호사님은 어떤 자료가 판사한테 실질적인 영향을 주는지, 어떤 표현은 역효과를 낼 수 있는지를 정확히 알고 있었습니다.
혹시 지금 조사 단계에 계신 분들이 있다면, 정말 변호사 선임을 서두르시길 권합니다. 저처럼 "혼자 충분히 할 수 있겠지" 하고 생각하지 마시고요. 비용이 부담스럽다면 법률 상담만이라도 먼저 받아보시길 추천합니다. 조사 가기 전에 최소한 어떤 말을 피해야 하고, 어떤 권리가 있는지라도 알고 가는 것과 모르고 가는 것의 차이는 정말 큽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다고 변호사님이 말씀해주셨고, 공판 과정에서라도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있는데요. 다만 그 과정에서 제가 조사 단계에서 더 잘 대응했으면 훨씬 낫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계속 드는 게 솔직합니다. 같은 후회를 하시는 분들이 많지 않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