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님이 양형자료 작성 일정을 잡으면서 처음으로 내가 준비해야 할 구체적인 것들이 무엇인지 알게 됐어요. 솔직히 그전까지는 "반성문 쓰고 합의서 들고 가면 되겠지" 이 정도로만 생각했는데, 실제로는 정말 많은 게 필요하더라고요.
우선 생활기록부, 사원증, 급여 통장 같은 기본 서류부터 시작해서, 부모님 진술서, 직장 상사의 인사평정 코멘트까지 챙겨야 한다고 하니 정신이 없었어요. 변호사님이 "법원에서 판단할 때 숫자와 객관적 자료가 얼마나 중요한지 아느냐"고 물어보셨는데, 그때 깨달았어요. 내가 "정말 반성합니다"라고 백날 말해봐야 뒷받침할 자료가 없으면 공허하다는 걸요.
가장 신경 쓰이는 부분은 성격 증명서였어요. 직장 동료들한테 편지를 부탁하기가 정말 어렵더라고요. 상황을 다 말할 수도 없고, 내가 괜찮은 사람이라고 증명해달라니... 그 사람들도 난처했을 것 같아요. 그래도 몇 분이 응해주셨을 때 정말 감사했어요.
한 가지 놀랐던 건, 내가 평소에 한 선행이나 봉사활동 같은 게 거의 기록으로 남아있지 않다는 점이었어요. 엄마가 교회에서 내가 몇 번 헌금했다고 말씀하셨는데, 그것도 증명할 방법이 없더라고요. 앞으로 이런 활동들을 좀 더 의식적으로 하고 기록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변호사님은 "양형자료라는 게 결국 너라는 사람의 인생을 법원에 보여주는 거"라고 설명해주셨어요. 지금 이 순간이 최악이지만, 이 과정에서 나 자신을 객관적으로 보고 정리하는 경험이 이상하게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