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 단계에서 변호사와 처음 만났을 때, 가장 답답했던 부분이 증인 문제였어요. 변호사는 "지금 증인을 섣불리 신청하면 오히려 검찰이 더 꼬투리를 잡을 수 있으니 신중해야 한다"고 했는데, 아내가 자기가 증인 신청을 해달라고 나섰거든요. 혐의를 받은 상황에서 아내가 증인석에 서는 게 정말 도움이 될지, 아니면 가족 관계를 더 엉망으로 만들 건 아닐지 고민이 많았습니다.
변호사와 몇 번 상담한 결과, 아내가 증인으로 나올 경우 법정에서 호출되는 순간 모든 가족 일이 공개될 수밖에 없다는 걸 깨달았어요. 법정에서의 신문, 검사의 반대신문, 판사의 질문까지 받게 되면 우리 부부 관계, 일상의 세부 사항까지 법정 기록에 남게 된다는 뜻이었어요. 그리고 아내의 증언이 항상 유리하게만 작용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도 있었고요.
결국 아내와 긴 대화를 나눴어요. 아내의 마음은 충분히 이해했지만, 현실적으로 가족을 보호하는 차원에서 다른 방식의 지원을 부탁드렸습니다. 대신 아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을 정리했어요. 사건과 무관한 일상 증거 자료 수집, 변호사와 전략 짜기 전에 내 입장을 정확히 정리하는 작업, 심문 대비 연습 같은 것들이죠.
가족이 피고인을 돕고 싶은 마음은 당연하지만, 그 과정에서 가족 전체가 법정 싸움에 휘말리는 건 다른 문제라는 걸 배웠습니다. 변호사가 "당신 혼자 책임지고 당신 혼자 대응하는 게 아내를 보호하는 방법"이라고 했을 때, 그게 가장 현실적인 선택이라고 느껴졌어요. 지금은 아내가 스트레스 없이 생활하도록 하면서, 필요한 것들을 뒤에서 챙기는 방식으로 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