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이 확정되고 약 2주 후에 회사 인사팀 담당자한테 연락이 왔어요. 복직 관련 절차를 논의하자는 거였는데, 처음엔 좀 떨렸습니다. 어떤 질문이 나올지, 어떤 서류를 요구할지 예측이 안 됐거든요.
인사팀과의 면담 전에 변호사한테 물었던 게, 회사가 구체적으로 어떤 것까지 물어볼 수 있는가였습니다. 변호사 말로는 판결문 사본이나 처벌 내용 같은 건 요구할 수 있지만, 사건의 세부 내용이나 피해자 관련 정보까지 묻는 건 넘어간다는 거였어요. 또한 직무 관련성이 없는 한 배치 변경이나 불이익을 주기도 어렵다고 했습니다.
실제 면담에선 인사팀이 생각보다 담담했어요. 판결문 사본과 함께 재발 방지 서약서, 그리고 내가 이수한 성폭력 예방 교육 수료증을 달라고 했습니다. 특별히 사건 경위를 자세히 캐묻지 않았고, 대신 앞으로의 직장 생활에서 어떤 마음가짐으로 일할 것인지를 물었어요. 그때 성범죄 교육을 받으면서 배웠던 내용들을 꺼냈는데, 그게 자연스러웠던 것 같습니다.
복직 자체는 문제없을 것 같은데, 팀원들과의 관계가 어떨지가 남은 숙제네요. 회사 내에서 어느 정도까지 알려졌을지 모르겠지만, 일단 업무에 충실하고 신뢰를 다시 쌓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변호사도 그렇게 얘기했고요. 처벌 이후의 삶이 이게 맞구나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