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법정 출석 날이었는데, 아내가 처음으로 방청석에 앉았습니다. 지금까지는 제가 혼자 다니면서 "괜찮다, 알아서 하겠다"고만 했거든요. 그런데 변호사가 "배우자 동반이 심리 호감에 미치는 영향이 있다"고 말씀하셨고, 아내도 더 이상 뒤로 물러나 있을 수 없다고 결심한 것 같았어요.
법정에 들어가기 전 대기실에서 아내 표정이 굳어 있었습니다. 이게 제 책임인 거 알면서도, 그 모습을 보는 게 제일 힘들더라고요. 아내는 지난 몇 개월간 직장에서도 눈치를 보고, 아이들 학교 연락처 받을 때도 조심스러워하고, 주말마다 저 때문에 스트레스 받고 있었습니다. 제가 초래한 상황이 가족 전체를 옥죄고 있다는 걸 매일 느껴요.
변호사와 상담했을 때 "배우자가 함께 양형자료를 준비하는 과정 자체가 중요하다"는 말씀이 남아 있습니다. 단순히 법정에 앉아 있는 것뿐 아니라, 가정이 회복되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거라고요. 그래서 지난주부터 아내와 함께 상담사 추천을 받아 몇 번 만났고, 각자 쓴 가정 상황 기록도 함께 준비했습니다. 변호사는 이런 자료들이 판사에게 "이 사람이 혼자가 아니라 가족과 함께 책임을 받아들이고 있다"는 신호를 보낸다고 했어요.
물론 아내와의 관계가 갑자기 좋아진 건 아닙니다. 여전히 밤이 조용할 때 아내가 창밖을 보며 한숨 쉬는 소리가 들립니다. 하지만 적어도 이 과정 속에서 같은 방향을 보려고 노력하는 중이에요. 양형자료를 만드는 게 단순한 서류 작업이 아니라, 가족이 얼마나 깊이 있게 이 상황을 받아들이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기회라는 걸 이제 알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