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수면 패턴이 정말 엉망이 되어버렸어. 예전처럼 밤 10시쯤 졸리고 아침 7시에 자연스럽게 깨는 그런 단순한 루틴이 그렇게 그리울 줄은 몰랐어. 사건이 종결된 지 꽤 됐는데 아직도 이렇다니 신기하네.
밤이 되면 자꾸 생각이 많아져. 뭘 하려고 누우면 자꾸 지나간 일들이 떠오르고, 그럼 휴대폰을 들었다 놨다를 반복하다가 결국 새벽 2시 3시까지 깨어있어. 그런 날이 일주일에 3~4번은 되는 것 같아. 그래서 요즘 밤 11시 쯤에 졸린 척하면서도 실제로는 천장을 보고 있는 내 모습이 너무 우습고 한심하기도 하고. ㅇㅈ 정신 차려라고 자기한테 소리 지르고 싶은데 그마저 피곤해져 있는 거야.
아침이 가장 힘들어. 아침 햇빛이 들어올 때 정말 무섭더라. 오늘 또 뭔가 통보가 올 거 같은 그런 막연한 두려움이 생기는 거지. 사건이 종결됐으니까 더 이상 올 게 없다는 걸 알면서도 말이야. 그래서 자꾸 휴대폰부터 확인하게 돼. 메시지도 없고 미스드콜도 없는데 맥박이 철렁해. 그리고 그 느낌 때문에 다시 침대로 돌아가고 싶어져. 일어나는 게 싫은 거보다는 뭔가 나한테 닥칠 것 같은 불안감이 더 커서 일어나기가 힘든 거 같아.
식사도 망쳐버렸어. 예전엔 아침에 일어나서 밥을 지어 먹거나 카페에서 가벼운 브런치를 즐기곤 했는데, 요즘은 점심을 먹을 시간이 되어도 배고픔을 못 느껴. 그래서 저녁을 늦게 먹게 되고, 또 밤에 자꾸 뭔가 줍줍한 게 자꾸 당기면서 야식을 하게 돼. 그럼 또 밤을 설치고. 악순환이야. 내 몸이 뭔가 자기보호 모드에 들어가 있는 것 같아. 항상 깨어있어야 뭔가 대응할 수 있을 것 같은 그런 느낌. 말이 안 되지만 그게 내 몸이 느끼는 거니까.
변호사 선생님한테 한 번 물어봤거든. "이게 정상이에요?" 싶어서. 그래도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 거"라는 말씀을 받았는데, 그 말씀을 믿으면서도 자꾸 의심이 들어. 정말 시간이 해결해 줄까. 아니면 내가 뭔가 다른 문제가 있는 걸까. 친구들한테는 "요즘 바빠서 수면 부족이야" 그렇게 넘어가는데, 솔직하게 말하자면 바쁜 게 아니라 무서운 거야.
요즘은 그냥 하루를 버티는 게 목표가 되어버렸어. 아침을 견디고, 점심을 먹고, 저녁을 버티고, 밤을 견디고. 다음날 또 반복. 이게 언제까지 계속될지 모르겠지만, 누군가는 이런 일도 겪으면서 살아가겠지. 그 생각을 하면 조금은 덜 고립된 기분이 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