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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샘 끝나고 아침이 무서워졌어

익명사용자· 약 2개월 전· 👁 18· ♥ 6· 💬 4

요즘 수면 패턴이 정말 엉망이 되어버렸어. 예전처럼 밤 10시쯤 졸리고 아침 7시에 자연스럽게 깨는 그런 단순한 루틴이 그렇게 그리울 줄은 몰랐어. 사건이 종결된 지 꽤 됐는데 아직도 이렇다니 신기하네.

밤이 되면 자꾸 생각이 많아져. 뭘 하려고 누우면 자꾸 지나간 일들이 떠오르고, 그럼 휴대폰을 들었다 놨다를 반복하다가 결국 새벽 2시 3시까지 깨어있어. 그런 날이 일주일에 3~4번은 되는 것 같아. 그래서 요즘 밤 11시 쯤에 졸린 척하면서도 실제로는 천장을 보고 있는 내 모습이 너무 우습고 한심하기도 하고. ㅇㅈ 정신 차려라고 자기한테 소리 지르고 싶은데 그마저 피곤해져 있는 거야.

아침이 가장 힘들어. 아침 햇빛이 들어올 때 정말 무섭더라. 오늘 또 뭔가 통보가 올 거 같은 그런 막연한 두려움이 생기는 거지. 사건이 종결됐으니까 더 이상 올 게 없다는 걸 알면서도 말이야. 그래서 자꾸 휴대폰부터 확인하게 돼. 메시지도 없고 미스드콜도 없는데 맥박이 철렁해. 그리고 그 느낌 때문에 다시 침대로 돌아가고 싶어져. 일어나는 게 싫은 거보다는 뭔가 나한테 닥칠 것 같은 불안감이 더 커서 일어나기가 힘든 거 같아.

식사도 망쳐버렸어. 예전엔 아침에 일어나서 밥을 지어 먹거나 카페에서 가벼운 브런치를 즐기곤 했는데, 요즘은 점심을 먹을 시간이 되어도 배고픔을 못 느껴. 그래서 저녁을 늦게 먹게 되고, 또 밤에 자꾸 뭔가 줍줍한 게 자꾸 당기면서 야식을 하게 돼. 그럼 또 밤을 설치고. 악순환이야. 내 몸이 뭔가 자기보호 모드에 들어가 있는 것 같아. 항상 깨어있어야 뭔가 대응할 수 있을 것 같은 그런 느낌. 말이 안 되지만 그게 내 몸이 느끼는 거니까.

변호사 선생님한테 한 번 물어봤거든. "이게 정상이에요?" 싶어서. 그래도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 거"라는 말씀을 받았는데, 그 말씀을 믿으면서도 자꾸 의심이 들어. 정말 시간이 해결해 줄까. 아니면 내가 뭔가 다른 문제가 있는 걸까. 친구들한테는 "요즘 바빠서 수면 부족이야" 그렇게 넘어가는데, 솔직하게 말하자면 바쁜 게 아니라 무서운 거야.

요즘은 그냥 하루를 버티는 게 목표가 되어버렸어. 아침을 견디고, 점심을 먹고, 저녁을 버티고, 밤을 견디고. 다음날 또 반복. 이게 언제까지 계속될지 모르겠지만, 누군가는 이런 일도 겪으면서 살아가겠지. 그 생각을 하면 조금은 덜 고립된 기분이 들어.

댓글 4

🌲· 약 2개월 전
아침 햇빛이 무섭다니, 그 느낌 정말 알 것 같아요. 저도 한동안 그랬거든요.
🌲· 약 2개월 전
아침이 무서워지는 그 느낌 진짜 알겠어요. 저도 지금 그 악순환 속에 있네요.
🌲· 약 2개월 전
수면제 말고 상담사분께 이 부분을 꼭 말씀해보세요. 저도 비슷한 불안감이 있었는데, 상담받으면서 그게 정상적인 반응이라는 걸 알게 되니까 조금씩 진정되더라고요. 아침이 무서운 건 당신 탓이 아니에요.
🌲· 약 2개월 전
밤이 되면 자꾸 긴장 풀리지 않는 그 느낌, 정말 알아요. 저도 1심 결과 기다리던 시간이 가장 힘들었는데, 아침에 눈 떠질 때마다 판결문이 떨어진 건 아닐까 하는 불안감이 있었어요. 휴대폰부터 확인하는 거랑, 배고픔을 못 느끼는 것도 똑같았고요. 지금 생각해보니 제 몸이 정말 높은 긴장 상태에 있었던 것 같아요. 심리 상담을 받으면서 '이런 반응들이 자연스러운 거다'라고 들었을 때 조금 위로가 됐거든요. 사건이 종결됐다는 걸 머리로는 알지만, 몸이 아직도 경계 모드인 거죠. 그게 약간의 시간이 필요한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무리해서 빨리 돌아가려고 하지 마시고, 지금 상태를 있는 그대로 봐주는 것도 중요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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