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 문득 깨달은 게 있었어요. 아침에 일어나서 운전면허증을 안 챙겨도 불안하지 않다는 거였어요. 6개월 전만 해도 핸드폰을 두 번, 세 번 확인하고 나서야 현관을 나갔거든요. 벌금도 냈고 검찰도 끝났는데 왜 그렇게 자꾸 뭔가 빠뜨린 것 같은 기분이 들었는지 모르겠어요. 아마 심리적인 거였던 것 같습니다.
처음 3개월은 진짜 힘들었어요. 직장 복귀하고 동료들 눈치도 신경 쓰고, 변호사 피드백도 받고, 양형자료 준비하면서 뭔가 계속 떨어지는 기분이었어요. 대중교통으로 출퇴근하는데도 버스에서 내릴 때마다 신원확인당할까봐 한 번씩 긴장했어요. 지금 생각해보니 그건 제 착각이었겠지만, 그때는 실제 위협처럼 느껴졌어요. 검찰단계에서 합의도 안 했고 합의 이야기도 안 나왔으니까, 혹시 나중에 다시 부르거나 하진 않을까 하는 불안감이 계속 있었던 것 같습니다.
4개월 차에 접어들면서부터 좀 달라지기 시작했어요. 주말에 친구들을 만나기 시작했거든요. 처음엔 민망했어요. 음주 얘기가 나올까봐 불편한 분위기가 될까봐. 하지만 아무도 묻지 않았어요. 당연한 거겠지만, 그땐 그게 신기했어요. 일상이 일상인 거다. 그런 식으로 조금씩 정상으로 돌아오는 느낌이 들었어요. 회사에서도 특별한 시선이 없었고, 있어도 무시할 수 있을 정도가 되었어요.
지금은 운전을 하지 않는 생활이 그냥 일상이 됐어요. 버스와 지하철이 편하니까 차라리 이게 낫다고 생각할 정도가 되었습니다. 물론 나중에 면허가 돌아오면 다시 운전할 텐데, 지금은 굳이 서두르지 않아도 될 것 같아요. 반성문 쓸 때는 그게 진심인 줄 몰랐는데, 시간이 지나니까 진짜 몸에 배는 느낌이 있더라고요.
요즘은 퇴근 후에 시간이 많아졌어요. 운전하던 시간을 다른 거에 쓸 수 있게 됐거든요. 헬스장을 끊었어요. 이전에는 술자리를 피하려고 헬스를 다녔는데, 지금은 그냥 건강하려고 다니니까 마음이 편해요. 토요일에는 영화를 본다거나, 책을 읽는다거나, 그냥 집에서 쉬기도 합니다. 이런 게 정상이구나 싶었어요.
가끔 이 과정을 정리해보면, 결국 시간 문제였던 것 같아요. 처벌도 받았고, 벌금도 냈고, 검찰도 종결됐는데 마음이 따라가는 데는 시간이 걸린 거죠. 양형자료 준비할 때는 그게 감경을 위한 거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그게 동시에 자기 자신을 설득하는 과정이었던 것 같기도 해요. 반성문도, 교육이수증도, 외래 상담도 결국 남한테 보여주는 거면서 동시에 자기 자신을 재설정하는 거였구나 싶습니다.
앞으로 얼마나 더 이런 마음 상태가 유지될지는 모르겠어요. 다시 불안해질 수도 있고, 더 편해질 수도 있고. 하지만 지금 이 순간에는 일상이 일상처럼 느껴져서 좋습니다. 그게 6개월 걸린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