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사건이 1심 선고까지 총 8개월이 걸렸는데, 그 기간 내내 가장 답답했던 게 일정 예측이 불가능하다는 거였어요. 검찰 송치 통보받고 나서 "몇 달 후에 첫 공판이 있을 겁니다" 정도만 들었고, 구체적인 날짜는 법원에서 소환장이 와야만 알 수 있었거든요. 그러다 보니 일상이 자꾸 흔들렸어요. 직장 스케줄, 아이 학원, 심리상담 예약... 이런 것들을 어떻게 돌려야 할지 몰라서 몇 달을 허둥거렸습니다.
처음엔 소환장이 올 때마다 마음이 철렁 내려앉았어요. 딱 1~2주 전에 오는데, 그럼 그때부터 준비 모드에 들어가야 하니까요. 진술서 다시 읽고, 심리상담사 선생님과 법정 심문 상황을 시뮬레이션하고... 이런 게 반복되면서 일상 리듬이 자꾸 깨졌어요. 직장 상사한테도 계속 휴가 신청을 해야 했고, 아이도 어떨 땐 학원을 빠뜨려야 했고요.
그래서 중간쯤부터는 아예 다르게 접근했어요. 정확한 날짜를 예측할 수 없다는 걸 받아들이고, 대신 '준비 상태'를 항상 유지하는 식으로요. 진술서를 매달 한 번씩 다시 읽고, 심리상담도 끊지 않고,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서 일정 관리를 최대한 유연하게 했습니다. 직장에서도 상황을 설명했고, 다행히 이해해주는 분위기였어요. 대신 일정이 확정되지 않은 달의 업무는 최대한 빨리 끝내고, 공판 날짜 1주일 전부터는 중요한 프로젝트를 안 맡도록 했습니다.
아, 그리고 작은 팁인데, 법원에서 소환장이 오면 바로 휴대폰 달력에 입력하고, 변호사님께 미리 "다음 공판은 대략 언제쯤 예상되시나요?" 하고 물어보는 게 도움이 됐어요. 정확한 답변을 못 받아도, 변호사님이 일반적인 진행 속도를 설명해주니까 그걸 토대로 대략의 계획을 짤 수 있었거든요. 검찰 송치부터 1심까지 보통 몇 개월이 걸리는지, 증거신청이나 이의가 있으면 일정이 밀릴 수 있다는 식의 정보 말이에요.
요즘 생각해보니 그 8개월 동안 가장 큰 스트레스는 처벌이나 판결 자체보다도,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불확실성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혹시 비슷한 상황에 계신 분들이 있다면, 정확한 날짜를 알 수 없다는 걸 먼저 마음에 두고, 그 대신 유연한 일정 관리와 지속적인 준비로 대응하는 게 마음에 좀 더 안정을 준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언제 소환장이 와도 당황하지 않을 정도의 준비 상태를 유지하면, 실제 공판 날에는 생각보다 덜 흔들린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