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수요일인데 퇴근하고 바로 강으로 나갔어. 요즘 날씨가 좋아서 해가 길더라고. 평일에 낚시를 가본 건 정말 오랜만이야. 직장 다니면서 주말만 기다리다가 이렇게 평일 저녁에 물가에 앉아 있으니까 마음이 한결 편하더라. ㅇㅈ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습관은 있었지만 그걸 어디다 써야 할지 몰랐는데, 이제는 퇴근 후 한두 시간이라도 낚시를 해보니까 그 시간들이 자연스럽게 채워지더라고. 낚싯대를 드리웠을 때의 그 고요함이 있잖아.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으려고 해도 저절로 마음이 비워지는 그런 기분 말이야. 일단 지금까지 잡은 건 버들치 몇 마리하고 피라미 정도인데, 뭘 잡든 상관없더라. 그냥 그 순간이 좋아.
상담사 선생님도 얘기했는데 나이가 나이인만큼 몸과 마음을 동시에 봐야 한다고 했어. 낚시는 그게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것 같아. 물론 등산도 좋지만 등산은 뭔가 의지가 필요하고 목표 지점이 있잖아. 낚시는 그냥 가만히 앉아 있으면 되니까.
오늘 날씨도 좋은데 또 나가볼까 생각 중이야. 아내도 내가 좋아 보인다고 했고, 직장 동료들도 요즘 표정이 밝아졌대. 작은 거 같지만 이런 게 모여서 하루하루가 다시 살아나는 것 같아. 낚시가 이렇게 약이 될 줄은 몰랐네여. 물론 약이라기보다는 그냥 내 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인 것 같기도 하고.
주말에 손주도 데려가서 물고기 보여줄 수 있으면 좋겠어. 아이가 물고기 보면 좋아하더라고. 그게 내 기쁨이 되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