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을 넘게 지나오면서 가장 달라진 게 뭐냐고 하면, 수면 패턴이 정상화된 거예요. 사건 직후엔 밤중에 자다가 깼고, 새벽 3시에 눈 떠서 천장만 봤어요. 아내도 제 옆에서 뒹굴며 자지 못했을 거고요. 그때는 시간이 어떻게 흘러가는지도 몰랐습니다.
요즘엔 밤 11시 30분쯤 되면 자연스럽게 피곤해져요. 예전처럼 강박적으로 일찍 자려고 애쓰는 것도 아니고, 핸드폰을 끄고 누우면 그냥 잠이 와요. 새벽 5시 30분쯤 되면 알람 없이도 눈이 떠져요. 처음엔 그게 신기했습니다. 몸이 리듬을 찾아가는 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침에 일어나면 반 시간 운동을 합니다. 처음엔 짐에 다니다가 요즘엔 집에서 매트펴고 기본기들만 해요. 팔굽혀펴기, 복근, 스트레칭. 단순한데 꾸준히 하니까 몸이 변한다는 게 신기하네요. 그리고 운동하고 나서 마시는 따뜻한 물 한잔이 정말 좋습니다. 아내가 물 데워놓고 있어요.
아침밥은 식구 모두가 함께 먹으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아이들이 학교 가기 전에, 제가 출근하기 전에 밥상을 펴는 거죠. 요즘 아내가 계란말이나 계란장을 자주 해줘요. 시간이 없던 예전과 달리 이제 조용히 식사하는 시간이 생겼어요. 당연한 거 같은데, 그 당연함이 얼마나 귀한 건지 알겠습니다.
저녁때는 좀 다른데요. 퇴근 후 운동을 하고 집에 도착하면 저녁 7시 반쯤이 돼요. 그럼 아내와 아이들이 이미 밥을 먹은 후고, 저만 다시 차려서 먹어요. 혼자 밥 먹을 때가 많긴 한데, 그 시간도 나름 괜찮아졌어요. 조용히 밥을 먹고, 밥그릇을 닦고, 아이들과 좀 놀다 보면 시간이 자연스럽게 흘러가요.
밤 10시쯤 되면 아내랑 침대에 누워서 말을 나눕니다. 하루 있었던 일들, 아이들 얘기, 내일 날씨 같은 거요. 예전엔 침대에 누워서도 불안했는데, 요즘엔 그냥 일상적인 톤으로 대화해요. 그리고 11시 30분쯤 되면 자연스럽게 눈이 감겨요.
이런 반복이 쌓이니까 뭔가 안정감이 생기는 것 같아요. 특별한 일이 일어나지 않아도 좋은 거고, 그냥 아침에 일어나고 밥 먹고 일 가고 와서 운동하고 자는 이 반복이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양형 자료 준비도 중요하지만, 지금은 이렇게 일상을 다시 짜는 게 제겐 더 중요한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