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조사를 받고 약 보름 뒤 검찰에서 소환장이 날아왔어요. 그 순간 제 머리는 완전히 멈췄습니다. 경찰 조사 때는 그래도 '아, 이게 절차구나' 하고 따라갔는데, 검찰이라는 단어가 들어가니까 뭔가 달랐어요. 더 심각해 보였다고 할까요.
변호사님을 급하게 찾아가서 만났는데, 제일 먼저 하신 말씀이 "지금부터가 중요합니다"였어요. 경찰 단계와 검찰 단계는 다르다고 했어요. 경찰은 사건을 수집하는 단계라면, 검찰은 이미 수집된 증거를 바탕으로 기소 여부를 판단하는 곳이라고요. 그래서 경찰 조사 때와는 진술 전략이 달라야 한다고 했습니다. 경찰 조사에서 너무 구체적으로 얘기하면 나중에 그게 기록으로 남아서 검찰 단계에서 유리하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였어요.
그 말을 듣고 좀 후회가 났습니다. 경찰 조사 때 제가 너무 많이 얘기했거든요. 반성한다고, 잘못했다고, 피해를 입혔다고. 변호사님은 그게 나쁜 건 아니지만, 이제는 검찰 조사에서 어떤 식으로 표현할지 더 신중해야 한다고 했어요. 같은 내용이라도 법적으로 유리한 방식이 있다는 겁니다.
그리고 이 시점부터 합의 시도를 더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고 조언했어요. 경찰 단계에서 합의가 안 된 상태로 검찰까지 가면, 기소 여부 판단이 훨씬 엄격해진다고요. 불기소 가능성이 낮아진다는 뜻이었습니다. 합의금을 더 마련해서 피해자분과 접촉해야 하는데, 저는 이미 몇 번 시도했던 거라 정말 막막했어요. 부모님께 또 돈을 빌려야 하나 싶고, 이게 언제까지 계속될지 모르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변호사님이 말씀하신 또 다른 중요한 부분은 '행동의 일관성'이었어요. 지금부터는 제가 하는 모든 행동이 법원에서 평가 대상이 될 수 있다고 했어요. 반성문을 썼으니 그에 맞춰 생활해야 하고, 교육을 받거나 봉사를 한다면 그것도 기록으로 남겨두라고 했습니다. 기소가 되더라도 1심 재판에서 '피고인이 검찰 단계부터 꾸준히 반성하고 노력했다'는 증거들이 양형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뜻이었어요.
그 대화를 나눈 이후로 제 마음가짐이 조금 바뀌었어요. 단순히 '이 일이 빨리 끝나길' 바라는 마음에서, '지금부터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하는 마음으로 전환된 거 같습니다. 물론 여전히 불안하고, 검찰 조사 날짜가 정해지면 밤에 잠을 못 잘 것 같지만, 이제는 그 불안을 준비로 바꾸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같은 상황에 있는 분들이 계신다면, 변호사와의 상담을 꼭 하시길 권합니다. 정말 달라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