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송치 통보를 받고 나서야 생각이 많아졌습니다. 지금 돌이켜보니 경찰 수사 단계에서 놓친 부분들이 꽤 있었던 것 같아서요. 변호사님과 상담할 때마다 "그때 왜 그렇게 했느냐"는 질문을 받으면서 정말 막연함을 느껴왔습니다.
경찰 조사받을 때는 그저 빨리 끝내고 싶은 마음만 있었어요. 사건이 터진 직후라 판단력이 흐렸던 것 같습니다. 변호사를 일찍 선임했더라면 조사 과정에서 좀 더 신중하게 대응했을 텐데, 당시엔 그럴 생각을 못 했습니다. 조사 초기엔 자신이 있었거든요. 반성하면 풀릴 거라고 막연히 생각했던 거죠.
지금 생각해보니 경찰 조사 단계에서 피해자와 합의 가능성을 진지하게 타진했어야 했습니다. 검찰 송치 후에야 변호사님이 합의 중요성을 강조했는데, 그때는 이미 늦었더라고요. 경찰 단계에서 피해자 의사를 먼저 파악했다면 절차가 많이 달라졌을 겁니다. 지금은 합의를 진행 중이지만, 초기 대응의 시간 손실이 정말 아깝습니다.
또 하나 후회하는 건 기록 남기기를 제때 시작하지 못했다는 거예요. 상담 기록, 교육 이수 증명, 심리평가 같은 양형자료를 경찰 조사 단계부터 꼼꼼히 챙겼어야 합니다. 검사 의견서를 받을 때쯤이면 이미 시간이 많이 지나 있어서, 지금 급히 준비하느라 허둥대고 있습니다. 변호사님도 "초기에 체계적으로 접근했으면 도움이 더 컸을 텐데"라고 하셨습니다.
경찰 수사 단계가 생각보다 중요하다는 걸 이제 알겠습니다. 그때는 법원 가기 전 단순한 절차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실제로는 검찰과 법원의 판단에 영향을 미치는 결정적 시간이었어요. 조사 태도, 초기 대응, 합의 시도 여부가 모두 기록으로 남고, 나중에 판사님이 보게 되는 검사 의견서에 반영됩니다.
지금 항소를 준비하면서 이런 초기 실패를 만회하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합의금도 마련했고, 교육 프로그램도 진행 중이고, 심리상담 기록도 모으고 있습니다. 하지만 뭔가 시간에 쫓기고 있는 느낌이 지워지질 않습니다. 경찰 단계부터 차근차근 준비했다면 지금처럼 서둘 필요가 없었을 텐데요.
혹시 이 글을 읽는 분 중에 현재 경찰 조사받는 중이라면, 제 경험을 거울삼아 초기 대응을 신중하게 하길 바랍니다. 변호사 선임을 망설이지 마시고, 피해자와의 합의 가능성을 빨리 타진하시고, 양형자료 준비를 시작부터 체계적으로 하시기를 권합니다. 검찰 송치나 법원 단계가 되면 할 수 있는 게 정말 제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