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아침밥을 다시 챙기기 시작했어요

🌲· 약 3시간 전· 👁 14· ♥ 1· 💬 7

조사 받던 그 몇 개월 동안 저는 거의 밥을 먹지 않았어요. 아침에 일어나도 입맛이 없었고, 점심은 건너뛰고, 저녁에 억지로 죽 같은 걸 마시는 수준이었습니다. 변호사님과 첫 상담했을 때 제 얼굴을 보고는 "많이 힘드셨겠네요"라고 말씀하셨는데, 그게 제 모습이 얼마나 망가져 보였는지를 말하는 거였던 것 같아요.

재판이 진행되면서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변호사님이 합의 진행 상황과 양형자료 준비 과정을 정리해주시니까, 적어도 '할 수 있는 게 있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반성문을 몇 번이나 다시 쓰고, 상담 기록을 정리하고, 피해자분 측과 합의 협상을 진행하면서 제 머리도 좀 더 명확해졌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밥 생각도 나기 시작했어요.

특히 공판 준비를 하던 시기가 기점이었던 것 같습니다. 법정에 갔을 때 제 모습이 너무 초라하면 안 될 것 같은 마음도 들었고, 변호사님이 "건강 관리도 중요합니다"라고 한마디 하신 게 영향을 준 것 같아요. 그 이후로는 매일 아침 계란과 밥, 국을 챙겨 먹으려고 노력했습니다. 처음에는 몇 숟갈밖에 못 먹었지만, 한두 달이 지나니까 거의 정상적인 양을 먹을 수 있게 되었어요.

지금 생각해보니 수면과 식사 같은 기본적인 루틴을 유지하는 것도 형사절차를 거치는 데 있어서 중요한 부분인 것 같습니다. 몸이 지쳐 있으면 마음도 약해지고, 판단력도 흐려지니까요. 저도 이제 아침을 먹으면서 하루를 시작하는 게 습관이 되었는데, 그게 제 일상을 되찾는 첫 번째 단계였던 것 같아요.

조사실앞 의 다른 글

전체 보기 →

댓글 7

이 게시판의 댓글은 회원만 볼 수 있습니다. 로그인 →

성범죄 의 다른 글

전체 보기 →
검찰 송치 통보 받고 처음 느낀 것들[5]N🌳항소고민중·13:14교육기관 선택하면서 배운 현실적인 것들[5]N🌲조용한 발자…·10:26반성문 다섯 번째 버전에서 비로소[6]🌳반성문앞에서·05:13항소심 준비, 1심과 확실히 다르다는 걸 느꼈어요[5]🌳늦은후회·00:35조사 받던 날, 밤샜는데 왜 더 진정됐을까[7]🌳첫소환통보·어제조사부터 재판까지, 잠을 못 자던 날들[7]🌲조사실앞·어제1심 선고 후 양형자료 재정리, 항소용으로 뭘 더 챙겨야 하나[5]🌳항소고민중·어제선고받고 3개월, 일상이 돌아오는 중[9]🌳막막한새벽·어제아버지가 법정 대리인으로 나서고 싶대요[5]🌳막막한새벽·어제변호사비, 교육비, 합의금... 순서가 있다[10]🌳조심스런하루·어제합의금 액수 정할 때 변호사와 싸웠어요[5]🌲합의앞두고·어제프로그램 강사와의 대화[6]🌳조심스런하루·어제검찰 송치 통보받던 날 생각이 자꾸만[5]🌳반성문앞에서·어제반성문 첫 번째 초안, 변호사 피드백 받고 깨달은 것들[9]🌳반성문앞에서·어제등록 후 6개월, 변한 것과 안 변한 것[12]🌳조심스런하루·06-25검찰 송치 통보를 받고[10]🌳조심스런하루·06-25첫 조사에서 예상 못 한 것들[13]🌳첫소환통보·06-25반성문 첨부가 판사한테 먹혀들까[12]🌳항소고민중·06-25심리 기간이 자꾸 밀리는데[16]🌳무너진일상·06-25합의 중단됐다가 다시 진행하면서 배운 것들[13]🌲조용한 발자…·06-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