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문에 수강명령 40시간이 붙었을 때 솔직히 한숨이 나왔어요. 벌금도 벌금인데 시간까지 내서 뭔가를 들어야 한다니 싶었거든요. 그런데 막상 다녀오고 나니까 생각이 좀 달라졌습니다.
처음엔 어디서 뭘 하는 건지도 몰라서 변호사님한테 물어봤어요. 법원에서 지정한 교육기관에서 정해진 날짜에 가서 4주간 주 2회씩 들으면 된다고 하더군요. 저 같은 경우는 재산범죄 관련 교육이었는데, 강사분이 법적 지식뿐만 아니라 실제 사건 사례도 많이 들려주셨어요. 처음엔 귀찮은 마음뿐였는데 가다 보니까 신기한 부분들이 있었어요.
수강명령 대상이 저 포함해서 한 10명 정도 있었는데, 다들 자기 사건 얘기를 안 하더라고요. 당연한 거겠지만 그 시간만큼은 순간 혼자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같은 처지의 사람들이 있다는 게. 교육 중간에 조별 활동도 있었는데 거기서 의견을 나눌 때 '아, 이런 상황도 있구나' 하는 걸 배웠습니다.
가장 도움이 됐던 건 의사결정 관련 부분이었어요. 앞으로 같은 실수를 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생각을 정리해야 하는지, 감정적으로 충동할 때 어떻게 대처할 건지 구체적인 예시들을 배웠거든요. 변호사님도 나중에 만났을 때 "그 교육이 양형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씀하셨어요. 법원에 제출하는 서류에도 수강명령 이수 증명서가 들어가니까요.
마지막 수업 날에는 이수증을 받았는데, 그걸 들고 나오면서 이상한 기분이 들었어요. 벌금 내고, 경찰 조사받고, 공판 다니고, 이제 이것까지 다 끝냈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물론 항소 준비도 계속되고 있지만 그래도 뭔가 한 발짝 나아간 느낌이 있었습니다.
사실 수강명령을 긍정적으로 봐야 한다는 생각은 없어요. 분명히 국가 차원의 처벌이고, 개인 시간을 빼앗는 거니까요. 그런데 다녀보니까 이게 그냥 시간 때우기만은 아니라는 걸 알겠더라고요. 혹시 수강명령을 받으신 분들 중에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 싶으신 분이 있다면, 가서 듣는 거 자체가 훨씬 나을 것 같아요. 나중에 법원에 제출할 때도 성실한 태도를 보여줄 수 있고, 무엇보다 본인이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 생각해 볼 시간이 되니까요. 저도 그 점이 가장 좋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