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재판정에서 나왔어요. 1심 선고 예정일이 잡혔거든요. 아직 판결이 난 것은 아니지만, 법정에 앉아서 판사를 마주하고 검사와 변호사의 주장을 직접 들으니까 이제 현실이 확실해지는 느낌이었어요.
변호사님은 이전부터 "법정에서 본인의 모습이 중요하다"고 여러 번 강조하셨는데, 어제 직접 경험해보니 그 말이 정말 맞다는 걸 알겠어요. 저는 양복을 정장처럼 차려입고 들어갔고, 앉았을 때 자세를 최대한 신경 썼어요. 답변할 때도 작은 목소리로 말하지 않으려고 신경 썼고요. 판사가 저한테 묻는 부분에서 감정적으로 답변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는데, 생각보다 어렵더라고요. 그 순간순간이 기록에 남는다는 게 압박감으로 느껴졌어요.
한 가지 놀라웠던 건 검사의 구형이었어요. 변호사님이 미리 예상 범위를 말씀해주셨는데, 실제로는 그보다 조금 낮은 수준이었거든요. 변호사님이 그동안 준비한 자료들(직장 상사의 진술서, 교육 이수 증명, 기부금 영수증 같은 것들)이 효과가 있었나 봐요. 양형자료를 몇 달 동안 모으면서 "이게 정말 필요할까" 싶기도 했는데, 법정에서 검사와 판사가 그걸 보고 반응하는 모습을 보니까 준비가 헛되지 않았다는 걸 깨달았어요.
다만 불안한 부분도 있어요. 판사가 판결 이유를 지금 당장 알려주지는 않잖아요. 판결 선고는 이달 말쯤이라고 했는데, 그 전까지 얼마나 오래 기다려야 할지 모르겠어요. 변호사님은 "판사가 보기에 합리적인 수준이면 일반적으로 3주에서 한 달 사이에 선고한다"고 하셨는데, 그 말이 맞길 바랄 뿐이에요.
어제 법정을 나오면서 느낀 게 있다면, 이 과정 자체가 생각보다 규칙적이고 체계적이라는 거예요. 형사 절차에 대해 잘 몰랐을 때는 불공정할까봐 불안했는데, 실제로는 검사, 변호사, 판사가 각각의 역할을 하고 있고, 그 과정이 투명하게 진행되는 것 같았어요. 제 변호사님이 검사와 법정에서 서로 다른 주장을 펼치는 모습도 봤는데, 그걸 보니까 적어도 일방적으로 진행되지는 않는다는 게 느껴졌어요.
이제 남은 건 선고 날을 기다리는 것뿐이에요. 판결이 어떻게 나올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최소한 제가 할 수 있는 준비는 다 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앞으로 3주간 어떻게 버틸지가 관건일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