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성문을 처음 써야 한다고 했을 때 정말 막막했어요. 변호사 선생님은 "너무 길지 않되, 성의 있게"라고만 했는데, 그게 뭐가 다른 건지 한참을 고민했습니다. 결국 다섯 번은 썼던 것 같아요.
처음엔 너무 길게 썼어요. 제 심정, 가정 형편, 직장 스트레스, 어린 시절까지 다 넣었거든요. 변호사가 봤을 때 "이건 변명으로 읽힐 수 있다"고 했어요. 그 말이 와닿았습니다. 반성문은 핑계를 늘어놓는 게 아니라 뭘 잘못했는지, 앞으로 뭘 할 건지가 중심이어야 한다는 거였죠.
그래서 다시 썼어요. 이번엔 짧게. 정확히 언제, 어떤 행동을 했고, 그게 왜 잘못된 건지, 변제는 했지만 그 자체가 책임 회피가 될 수 없다는 내용을 앞에 뒀어요. 마지막에는 구체적인 앞날 계획을 썼습니다. 재취업 후 기금 조성, 정기적인 상담 지속, 가계부 관리 같은 것들요.
검사님 앞에서도 그 반성문이 도움이 됐어요. 공판 때 읽어드린 내용과 일관성이 있으니까 신뢰도가 달랐거든요. 변호사 말로는 반성문 분량이 한 페이지 반 정도일 때 판사들이 가장 잘 읽고 판단한다고 했어요. 너무 많으면 읽다가 피하고, 너무 적으면 성의가 없어 보인다는 거죠.
지금 생각하면 그 반성문 작업이 변제, 합의서 다음으로 중요한 양형자료였던 것 같습니다. 돈을 갚았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진짜 무엇을 배웠는지를 보여줘야 한다는 걸 알게 됐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