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종결 통보 받고 한 달쯤 지났을 때 실수를 깨달았습니다. 그동안 사건 때문에 출퇴근 시간, 상담 일정, 서류 제출 마감일을 전부 따로 관리했는데, 검찰 단계가 끝나자 갑자기 일상이 텅 빈 것처럼 느껴졌거든요. 그래서 달력을 다시 펼쳤습니다.
처음엔 단순했어요. 출근 시간, 퇴근 시간, 주말 계획만 적었어요. 그런데 며칠 지나니까 패턴이 보였습니다. 월요일부터 수요일까지는 업무 강도가 높고, 목요일부터는 피로가 쌓이는 시점이라는 걸 알았어요. 그 시간대에 음주 유혹이 커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목목금에는 헬스장 예약을 자동으로 넣었어요. 일주일 단위로 미리 고정시키니까 선택의 순간이 없어졌어요.
또 하나는 퇴근 후 시간 관리였습니다. 예전엔 술자리가 들어오면 피하는 데만 급했는데, 그보다는 그 시간을 먼저 채우는 게 낫겠다고 생각했어요. 월 2회 독서 모임, 주 1회 야구 경기 보기, 주말 당번 근처 산책 이런 식으로요. 세웠다고 해서 100% 지키는 건 아니지만, 계획표가 있으면 없을 때보다 훨씬 결정이 빨라졌습니다.
검찰 단계에서는 일정 관리가 법적 증거처럼 느껴졌어요. 교육 이수일, 상담 예약일, 서류 제출일. 모두 기한이 정해져 있고 놓칠 수 없는 것들이었거든요. 하지만 그 다음은 달랐어요. 누가 강제하지 않으니까 더 철저하게 자기 자신을 강제해야 했습니다. 그걸 깨닫는 데 생각보다 오래 걸렸네요. 지금은 아침에 일어나면 달력부터 확인하는 습관이 생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