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이 진행되면서 느낀 게 있는데, 변호사를 선임하는 것만큼 중요한 게 일정 관리라는 거예요. 저는 이걸 너무 늦게 깨달았어요. 수사 초기부터 선고까지 거의 2년이 걸렸는데, 그 과정에서 정말 많은 기회를 놓쳤거든요.
처음엔 검찰 소환장이 오고 변호사를 찾고 하는 것만으로도 정신없었어요. 조사 날짜, 다음 소환 일정, 합의 미팅 시간... 이런 걸 그냥 카톡이나 수첩에 대충 적어뒀어요. 그런데 합의를 진행하다가 상대방 측에서 요청한 시간에 못 가고, 변호사와의 약속도 자꾸 밀리고 하다 보니 상황이 틀어지기 시작했어요. 특히 합의금 최종 결정을 두 달이나 미루게 됐는데, 그 사이 상대방 심기가 상했는지 요구사항이 자꾸 바뀌었어요.
가장 후회하는 부분은 교육 이수 일정이에요. 변호사가 법원에서 인정하는 성범죄 예방 교육을 미리 이수해 두면 양형에 도움이 된다고 했거든요. 그런데 저는 선고 전까지 제대로 계획을 세우지 않았어요. 결국 1차 선고 후에야 교육을 신청했는데, 강좌 일정이 맞질 않아서 판사한테 "아직 이수 중입니다" 이렇게 얘기할 수밖에 없었어요. 다른 사람들은 이미 수료증을 제출했다는데, 그게 실제로 감형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래도 인상이 안 좋았을 것 같아요.
일정을 체계적으로 관리했다면 해볼 수 있었던 것들도 있어요. 예를 들어 상담 심리 치료 기록을 미리 남겨두거나, 자격증 취득 같은 긍정적인 활동을 문서화해 두는 거요. 변호사는 "지금부터라도 시작하면 도움이 될 거"라고 했지만, 사건이 진행되는 와중에 뭔가 새로운 걸 시작한다는 게 쉽지 않았어요. 심리적으로도 불안정했고요.
지금 생각해 보니 처음부터 구글 캘린더나 엑셀 같은 걸로 전체 일정을 정리했으면 어땠을까 싶어요. 조사 날짜, 변호사 미팅, 합의 협상, 교육 신청 마감일, 심지어 판사가 판결문에서 지적할 만한 양형자료들의 제출 기한까지. 변호사도 일일이 다 챙겨주긴 어렵고, 결국 본인이 신경 써야 하는 부분이 있거든요.
특히 합의 진행 단계에서 일정 놓침이 크게 작용했던 것 같아요. 상대방도 바쁜 사람이고, 저도 일하면서 병행하는 거라 약속을 자꾸 미루게 되는데, 그럴 때마다 협상 분위기가 경직되더라고요. 만약 미리 합의금 송금 시한, 합의서 작성 시간, 교육 이수 스케줄을 한눈에 봤다면 상황을 훨씬 수월하게 진행했을 거 같아요.
앞으로 비슷한 상황에 처한 사람들한테 꼭 말해 주고 싶은 게, 변호사 선임도 중요하지만 본인이 직접 일정표를 만들고 관리하라는 거예요. 법원 소환 날짜는 지켜야 하지만, 그 외에도 자발적으로 할 수 있는 양형자료 준비들은 타이밍이 정말 중요하거든요. 제 경우엔 6개월을 허비했다고 생각해요. 그 기간에 교육도 마치고, 상담 기록도 남기고, 합의도 더 원만하게 진행했을 수 있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