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고 받고 일주일쯤 지났을 때 아내가 처음으로 감정을 터뜨렸어요. 그 전까지는 담담했거든요. 법정에서 판사 말씀을 들으며 옆에 앉아있던 아내 손이 떨리는 걸 느꼈는데, 돌아오는 길 차 안에서 아내는 한참을 울었습니다. 제 일로 인해 가족이 받은 상처가 얼마나 깊은지 그때 다시 한 번 깨달았어요.
변호사와 양형자료를 준비하면서 '가족관계증명서'나 '직업 유지 증명'을 챙겼지만, 정작 가족 내 신뢰가 깨지는 과정 자체는 서류로 담을 수가 없었습니다. 아내는 제 사건이 공개되는 과정에서 주변 사람들의 시선을 견디어야 했고, 자녀들도 학교에서 뭔가를 눈치챈 것 같더라고요. 그런데 항소를 고민하면서 가족이 또 얼마나 더 힘들어할지 생각하니 마음이 무거워요.
제 반성이 진정한지, 아니면 형량을 줄이기 위한 제스처인지 스스로도 구분이 안 날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아내가 법정에서 제 곁에 있어줬다는 것, 그리고 돌아와서 우는 모습을 봤다는 것만큼은 분명한 거 같아요. 그게 제일 무거운 벌칙이면서 동시에 제일 강한 동기가 되고 있습니다.
항소를 진행할지 말지 결정할 때 가족의 목소리도 함께 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요즘 자주 합니다. 변호사는 법적 가능성만 말해줄 수 있지만, 남은 시간을 어떻게 보낼지는 우리 가족의 문제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