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우리 팀 분기 회의가 있었는데, 내가 진행을 맡게 됐어요. 예전 같으면 당연한 일이겠지만 지금은 좀 달랐어요. 회의실 들어가기 전에 한 번 더 자료를 확인했고, 혹시 질문이 나올 때 버벅거릴까봐 미리 생각해뒀어요.
시작할 때 손이 떨렸는데 한두 장을 넘기다 보니 괜찮더라고요. 팀원들도 평소처럼 대했어요. 당연히 다른 취급을 할 리도 없지만, 그래도 불안한 마음이 있었거든요. 회의를 마치고 나올 때 과장님이 "잘했어요"라고 한마디 해주셨어요. 큰 말은 아니지만 그게 생각보다 많이 남더라고요.
사건이 있고 나서 회사 복귀 첫 석 달은 정말 힘들었어요. 출근할 때마다 눈치를 봤고, 내 자리에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집중력이 안 됐어요. 주변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 계속 생각했어요. 지금도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지만, 어제 같은 일을 하면서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는 걸 느껴요.
아내한테 얘기했더니 "그래, 잘했다"고 짧게 답하더니 저녁에 내가 좋아하는 반찬을 하나 더 준비해뒀어요. 그런 식의 응원이 내겐 더 와닿아요. 큰 말 없이 그냥 옆에서 계속 함께하는 느낌이요.
직장 복귀도 결국 습관이고 반복이구나 싶어요. 회의 한 번 잘했다고 해서 뭐가 급히 바뀌진 않겠지만, 이렇게 작은 것들이 쌓이다 보면 언젠가는 전처럼 일하는 자신을 찾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오늘도 평범하게 출근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