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이 한창이던 지난해 이맘때쯤, 가장 막막했던 게 직장 문제였어요. 사건이 터지고 나서 회사에 알려지기까지의 시간이 있었는데, 그 사이에 휴직 신청을 해서 지금까지 일을 안 하고 있었거든요. 처음엔 법정에 집중하려고 한 거였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길어지니까 경제적으로도, 심리적으로도 압박이 심했어요. 돈도 돈이지만, 직장에 자꾸 전화가 걸려오는데 답장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어요.
변호사님과 상담하면서 깨달은 게, 복직 전에 준비해야 할 게 정말 많다는 거였어요. 단순히 재판이 끝나면 되는 게 아니라, 판결 결과는 물론이고 그 과정에서 내가 어떻게 처신했는지도 중요하다는 거였죠. 회사 측에서 복직 심사를 할 때 보는 게 결국 판결문만 아니라, 그 사람이 진정으로 반성하고 변했는가 하는 부분이니까요.
그래서 작년부터 의식적으로 준비했던 게 여러 가지였어요. 먼저 성범죄 교육 이수. 필수는 아니었지만 변호사님께서 강하게 권유하셨어요. 법원에서 인정하는 정식 기관에서 이수 증명서를 받으면, 복직 심사 때 긍정적으로 평가된다고 하더라고요. 실제로 신청해서 들어본 교육은 처음엔 자존심이 상했지만, 시간이 지나니까 내 행동을 다시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어요. 그게 이력서나 자기소개서에 쓰이는 게 아니라, 정말 본인의 변화로 남는다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다음으로 준비한 게 심리 상담 기록이었어요. 이것도 강제는 아니지만, 회사 복직 심사에서 물을 수 있는 부분이라고 했어요. 특히 직장에서 대인관계가 중요한 업종이면 더 그렇다고요. 나는 개인 심리 상담소를 찾아서 꾸준히 다니고 있어요. 변호사님이 정해준 곳은 아니지만, 찾는 과정도 성실성을 보여주는 거라고 했어요.
판결이 나기 전부터 회사 인사팀과 조심스럽게 대화를 나눴어요. 직접 찾아가지는 않았지만, 전화로 현재 상황을 설명하고, 복직을 원한다는 의사를 명확히 했죠. 물론 변호사님이 어떻게 할지 함께 정리한 다음에요. 회사가 요구하는 게 뭐든 대응할 준비를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어떤 회사는 복직 전에 특정 교육을 이수하게 하기도 하고, 어떤 회사는 보직 변경을 조건으로 달기도 하니까요.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심리적인 거였어요. 복직한다고 해도, 직장 동료들의 시선은 어떨까 하는 걱정이 계속 있었어요. 변호사님은 그럴 때일수록 더 성실하고 침착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조언해주셨어요. 시간이 지나면서 사람들도 잊게 된다는 거죠. 물론 쉽지 않겠지만,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은 판결 전까지 최대한 긍정적인 양형자료를 모으는 거고, 판결 후에는 그 결과를 받아들이고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직장 복귀를 앞두고 느끼는 게, 이게 단순한 복직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라는 거예요. 법적으로는 판결로 끝나겠지만, 현실에서 살아가는 건 그 이후가 훨씬 길다는 걸 알게 됐거든요. 그래서 지금 하는 모든 준비가 의미 있다고 생각하려고 노력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