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사가 선고문을 읽어내릴 때 손이 떨렸어요. 예상했던 것과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실제로 그 말을 들으니까 다르더군요. 변호사와 함께 준비했던 양형자료들이 생각났습니다. 합의서, 반성문, 프로그램 이수 증명서들 말이에요.
선고 후가 더 힘들 줄 몰랐어요. 법정 싸움이 끝났다고 해서 마음이 가벼워지지 않았거든요. 오히려 현실이 되니까 다른 무게가 생겼어요. 직장 복귀 얘기도 떠올리게 되고, 가족들이 어떤 시선으로 날 볼지 생각하게 되고요. 엄마는 아직도 검사실이나 법정 복도에서 보던 얼굴로 날 보시는 것 같습니다.
다행히 변호사가 항소 여부를 차근히 짚어줬어요. 항소 가능한 기간, 항소했을 때 일반적인 결과 등을 설명해줬는데, 현실적으로 판단하니 항소는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더 이상 법정에 가고 싶지 않았거든요.
지금은 판결문 받고 그걸 정리하는 중입니다. 집행유예 기간 동안 해야 할 것들이 따로 있더라고요. 사건마다 다르겠지만, 제 경우엔 추가 교육과 관찰 대상자 등록이 있었어요. 변호사 사무실에서 그런 절차들을 도와주고 있습니다. 사건이 끝났어도 할 일이 남아 있다는 걸 실감하고 있어요.
밤에 잠을 설치는 일은 줄었어요. 수사, 검찰, 법정 단계에선 증거 생각에 밤을 샤야 했지만, 이제는 달라요. 오히려 일상을 되찾으려는 쪽에 마음을 쏟고 있습니다. 퇴근 후에 산책도 가고, 주말에 책도 읽고요. 작은 것들이지만, 몸과 마음이 조금씩 정상으로 돌아오는 게 느껴집니다.
가장 어려운 건 사람들을 마주치는 일인데요. 그걸 어떻게 견딜지는 아직도 고민입니다. 하지만 선고라는 구간을 지났다는 것만으로도 뭔가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기분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