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 단계 막바지쯤 변호사님이 처음 던진 질문이 있었어요. 가족들 중 누가 법정에 나갈 수 있냐는 것이었습니다. 그때는 뭔 소린가 싶었는데, 얘기를 듣다 보니 양형자료로 쓸 수 있는 가족 증인의 역할이 꽤 크다고 하더라고요.
저희 엄마는 처음엔 법정에 나가는 게 힘들다고 하셨어요. 나이도 있으시고, 아들 때문에 이 지경이 된 거 아니냐는 자책도 있었고요. 근데 변호사님이 설명해주신 내용을 정리하다 보니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엄마가 직접 법정에서 제 평소 성품이나 가정환경, 앞으로의 개선 의지 같은 부분을 증언해주면 판사가 평가할 때 큰 도움이 된다고 했거든요. 특히 성범죄 사건에서는 피고인의 환경적 요소나 가족 관계가 양형에 반영될 여지가 있다면서요.
다만 조심해야 할 부분도 많았습니다. 증인 신문 때 검사가 뭘 물어볼지 예상할 수 없고, 엄마가 당황해서 말을 꼬아놓으면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는 거였어요. 그래서 변호사님과 함께 몇 차례 모의 신문을 했습니다. 검사가 물을 만한 질문들을 미리 짚고, 어떻게 대답하면 좋을지 정리했어요. "아들의 성품을 어떻게 평가하느냐", "이 사건 이후 가족 관계는 어떻게 됐는가", "재범 방지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할 것인가" 같은 질문들이었습니다.
아직 법정 출석 날짜가 정확히 잡히지 않았지만, 엄마는 이제 준비하신다고 하세요. 제가 해야 할 일을 하는 건 가족의 책임이기도 하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혼자가 아니라는 생각이 드네요. 혹시 비슷한 상황에서 가족 증인을 준비하신 분 계신가요? 어떻게 준비하셨는지 경험담이 궁금합니다.